제프 베조스가 지원하는 $25,000 전기 트럭, Slate Auto의 도전
전기차 시장에 새로운 도전자가 등장했습니다. 미시간에 본사를 둔 전기차 스타트업 Slate Auto가 창립자 제프 베조스의 지원을 받으며, 단 25,000달러에 구매할 수 있는 전기 픽업트럭을 공개했습니다. 이 차량은 2026년 출시를 목표로 하며, 테슬라를 비롯한 기존 전기차 브랜드들과는 차별화된 ‘기본으로 돌아가기’ 철학을 통해 시장의 판도를 바꾸려 하고 있습니다.
가격 경쟁력으로 시장을 흔들다
Slate 트럭의 가장 큰 장점은 바로 25,000달러의 가격입니다. 이는 테슬라의 Cybertruck이나 Rivian의 전기 픽업보다 훨씬 저렴한 가격대로, 전기차 보급률이 낮은 중산층과 실용성을 중시하는 소비자층을 겨냥하고 있습니다. 슬레이트 오토는 초기 비용을 낮추는 대신, 점진적으로 기능을 업그레이드할 수 있는 모듈식 플랫폼을 도입해 실용성과 경제성을 동시에 잡았습니다.
미니멀한 기본 사양, 선택형 고급 옵션
Slate 트럭은 고급 전자장비와 터치스크린 대신 디지털 계기판, USB 포트, 물리적 HVAC 노브, 그리고 손으로 돌리는 창문을 기본으로 제공합니다. 오늘날 거의 사라진 이 손잡이 창문은 단순한 복고적 디자인이 아니라, 전자 부품 고장의 가능성을 줄이고 유지 비용을 절감하는 실용적 선택입니다.
고객은 원하는 기능만 개별적으로 선택할 수 있어, 불필요한 옵션에 비용을 지불하지 않아도 됩니다. 예를 들어 전동 창문, 오디오 시스템, 열선 시트 등의 프리미엄 옵션은 액세서리 형태로 제공되며, 언제든지 추가하거나 제거할 수 있습니다.
SUV로의 변신, 트랜스포머 같은 DIY 키트
Slate의 가장 독창적인 기능은 바로 SUV 변환 액세서리 키트입니다. IKEA 가구처럼 플랫팩 형태로 제공되는 이 키트는 2인승 픽업트럭을 5인승 SUV로 변환할 수 있습니다. 롤 케이지, 에어백, 뒷좌석 등이 포함되며, 사용자가 직접 조립하거나 Slate 서비스 센터에서 설치할 수 있습니다. 변환 비용은 약 5,000달러로, 별도의 차량 구매 없이 실용성과 공간 활용성을 동시에 만족시킬 수 있습니다.
‘슬레이트 유니버시티’ – DIY 커스터마이징 철학
Slate Auto는 소비자가 직접 차량을 커스터마이징하고 관리할 수 있도록 ‘슬레이트 유니버시티’ 프로그램을 운영합니다. 이 프로그램은 차량 소유자가 동영상 튜토리얼을 통해 차량 수리 및 개조를 배울 수 있도록 도와줍니다. 간단한 작업은 사용자 스스로 해결할 수 있고, 복잡한 작업은 전문가에게 맡길 수 있도록 설계되어 있습니다.
또한 Slate는 100개 이상의 액세서리를 개별 또는 번들 형태로 제공하며, 차량 외부 랩핑을 통해 외관까지 쉽게 변경할 수 있게 합니다. 이는 단순한 자동차 판매를 넘어서 새로운 소비자 중심의 전기차 생태계를 구축하는 전략입니다.
신뢰성과 경제성을 동시에, 백지 상태에서 시작하는 차량
Slate Auto는 전통적인 자동차 기업이 제공하는 고정된 구성 대신, “우리가 만들었습니다. 당신이 완성하세요”라는 슬로건을 통해 백지 상태(Blank Canvas) 접근 방식을 강조합니다. 고객이 차량 구매 후 자신의 예산과 생활 방식에 따라 차량을 완성해 나가는 방식은 맞춤형 소비의 트렌드를 잘 반영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배터리 역시 기본 150마일(약 240km)에서 시작하여, 필요에 따라 240마일(약 386km)로 업그레이드할 수 있도록 설계되어 있습니다. 이는 도시와 교외를 모두 커버할 수 있는 실용적인 주행 거리로, 이동 패턴에 따른 유연한 선택이 가능하게 합니다.
제프 베조스의 투자, 조용하지만 전략적인 움직임
이번 Slate Auto 프로젝트에는 아마존 창립자 제프 베조스의 가족 사무소가 초기부터 투자자로 참여했습니다. 이는 그가 과거 **리비안(Rivian)**에 13억 달러를 투자한 데 이은 두 번째 전기차 관련 투자입니다.
하지만 테슬라의 일론 머스크처럼 전면에 나서기보다는, 베조스는 보다 조용하고 전략적인 지원자 역할을 수행하고 있습니다. Slate Auto는 2023년 시리즈 A 라운드에서 1억 1,100만 달러의 투자를 유치했으며, 시리즈 B 라운드를 통해 약 12억 달러를 조달할 것으로 보입니다. 이 과정에는 전 아마존 임원인 제프 윌크가 창립한 Re:Build Manufacturing과의 긴밀한 연계도 관찰됩니다.
이는 베조스가 인공지능, 로봇, 운송 등 미래 산업 전반에 걸친 포트폴리오를 다변화하고 있음을 보여주며, Slate Auto는 전기차 시장에서 베조스의 또 다른 핵심 전략이 될 가능성이 큽니다.
결론 – 기능보다 실용, 가격보다 가치
Slate Auto의 트럭은 단순히 저렴한 전기차가 아닙니다. 필요에 따라 커스터마이징이 가능한 모듈형 플랫폼, 직접 손으로 관리할 수 있는 DIY 철학, 그리고 SUV로 변환 가능한 혁신적인 구조까지 갖춘, 새로운 전기차의 미래상을 제시합니다.
이제 자동차는 기능을 채워 넣는 것이 아닌, 사용자 스스로 삶에 맞게 완성해가는 공간이 되어가고 있습니다. Slate Auto는 그 변화의 한 가운데에서, 실용적이고 진정한 사용자 중심의 차량이 무엇인지 보여주고 있습니다.